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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이 많다. 점점 늘어난다. 직장인의 삶이 전 보다 더 고달프다. 더 고달파도 처우나 수입은 더 좋아지지 않는다. 경쟁은 더 치열하다. 경제는 계속 안좋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저성장 상태를 지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은 이세돌, 알파고 대결 이후로 더 이상 먼 얘기가 되지 않았다. 매우 가까운 미래로 느끼게 되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람은 많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전에는 사람의 노동을 돕는 자동화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자동화는 사람을 대체하는 형태다. 평생직장이란 없고 철밥통 직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은 계속 불안을 느끼게 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창업을 꿈꾸게 된다.


직장을 그만두기란 정말 어렵다. 아침에는 힘들게 일어난다. 늦지 않게 출근하려고 허겁지겁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지옥철에서 낑낑 거린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본다. 회사에 도착하면 밀린 일을 처리한다. 할 일은 많은데 쓸데 없는 회의도 참 많다. 회의를 다녀오면 일이 늘어난다. 회의 때 마다 결정되는 건 없고 매번 각자 더 조사해보고 더 생각해보잔다. 어느새 점심식사 시간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을 하고 나면 금방 다시 근무시간이다. 일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일이 남았건 남지 않았건 칼퇴근은 눈치 보인다. 회사에서는 항상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지만 주인이 퇴근 때 눈치를 봐야 한다니. 퇴근 하고 집에 오면 매우 피곤하다. 만사 다 귀찮고 하루 동안 일 하느라 고생한 내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이나 재미있는 드라마, 예능, 영화 등으로 휴식을 주고 싶다. 어느새 잘 시간이다. 자고 나면 다시 반복되는 일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토요일, 일요일에는 회사일 다 잊고 자거나 논다. 월급날이 되면 따박따박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짜여진 틀 안에서 반복되는 삶을 산다는 건 힘들고 괴롭지만 다른 한편으론 안정된다.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이런 틀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판단한다면 창업이 과연 옳은 것일까? 계속 고민하게 된다. 직장을 그만둘지 계속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어느새 고민하던 걸 잊고 다시 회사일에 치이며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직장을 그만두는 게 두려운 건 당연하다. 정규교육은 우리에게 훌륭한 직장인이 되는 법만을 가르쳤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훈련만 하였다. 스스로 과제를 만들어내고 정답이 없는 과제에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을 훈련시키지 않았다. 불확실성 속에서 견디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지 못했다. 여러 실패 끝에 성공하는 것 보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사실 막연한 두려움이다. 오랜 시간 세뇌되었기 때문이다.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더 힘들게 일하고 더 적게 벌지 모른다는 의미다. 내 성과만큼 돈을 번다는 의미다. 내 무능력 만큼 돈을 덜 번다는 의미다. 당장 쓸 생활비는 벌 수 있어도 저축할 여유는 없을 수 있단 의미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은 생존능력을 배운다는 의미다. 만약 적응하고 살아남는다면 경제적 독립이 가능하단 의미다.


엘론 머스크는 어렷을 때 소세지 30개를 사서 한 달을 버텨보았다고 한다. 소세지 30개는 돈으로 약 3만원 정도다. 만약 자신이 소세지 30개, 즉 3만원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다면 나중에 그 무엇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었다. 컴퓨터를 좋아했던 엘론 머스크는 컴퓨터와 함께라면 소세지 30개로 한 달을 보내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무엇인가 도전하여 실패했을 때, 내 수중에 3만원 밖에 남지 않았을 때 죽지 않고 살 수 있단 사실을 깨닫는다면 전 보다 더 용기를 내서 도전할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닥치게 될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생각 보다 두렵지 않은 상황일지 모른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생각 보다 두렵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