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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를 앞두고 사람들의 스타크래프트 관심이 높아졌다. 내 경우 유튜브에서 전설적인 예전 경기 영상을 몇 편 봤더니 계속 추천영상 리스트에 나타난다. 추천영상 중에 하나로 보게 된 것이 이성은 프로게이머가 운영하는 흑튜브다. (이성은 프로게이머를 흑운장이라고 부른다.)


나는 왜 만년 초보인걸까? 흑운장이 내린 명쾌한 해답! 당신이 강의를 봐도 고수가 안 되는 이유


제목이 클릭을 부른다. 왜 난 만년 스타크래프트 초보인가?


흑튜브는 단순히 스타크래프트 게임 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강의를 한다. 빌드오더와 운영 등에 대해 알려준다. 게임 영상을 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유용한 스타크래프트 게임 팁을 얻고 싶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시청할 것이다. 누군가는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영상만을 봐도 실력이 쑥쑥 느는데 누군 이런 강의 영상을 봐도 실력이 제자리 걸음이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가?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당하는 조언이란 생각을 했다. 먼저 흑운장이 말하는 우리가 스타크래프트 만년 초보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기본기가 빈약하다. 스타크래프트 중수까지는 내가 해야 할 것만 잘 해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중수, 하수 레벨에서는 상대에 맞춰서 게임 운영을 하는 것 따윈 없다. 중수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기는 3가지다.


  1. 일꾼을 꾸준히, 충분히 생산한다. 자원 공급이 탄탄해야 유닛을 뽑을 것 아닌가

  2. 생산 인프라를 갖춘다. 팩토리, 게이트웨이를 충분히 짓는다.

  3. 늘어나는 인구수에 따라 서플라이디펏, 파일런을 바로 늘려주면서 유닛을 계속 생산한다.


하수는 매우 당연해 보이는 위 3가지를 원활하게 물 흐르듯이 해내지 못한다. 위 3가지가 익숙해지기 전 까지는 컴퓨터랑 싱글 플레이를 하라고 조언한다. 기본도 안되어 있는데 무슨 사람이랑 플레이를 하냐는 거다. 대부분 사람들이 위 3가지 기본기를 다지지 못하는 건 게임이 아니라 공부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익숙해질 때 까지 계속 반복해야 한다.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그러나 위 3가지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지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아주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단다.

둘째, 가르쳐준대로 하질 않는다. 흑운장은 계속 여러 빌드오더를 알려준다. 필기하고 외우고 그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그대로 따라하질 않고 자기 멋대로, 감으로 한다. 대략적인 순서만 기억하고 자신만의 빌드를 만들어 버린다. 최적의 빌드오더란 공격 타이밍까지 감안되어 있는 것이다. 흑운장이 이 얘기를 하면서 보여주는 빌드오더를 보면 정확히 따라하면 4분 20초에 공격 출발을 하고 5분 전에 상대 앞마당 공격이 시작된다. 본인의 감으로 자신만의 빌드오더로 운영을 하면 5분 10초, 5분 20초, 6분 이런식으로 공격 타이밍이 늦어진다. 내가 해야 할 것, 즉 빌드오더만 제대로 지켜서 최적의 공격 타이밍으로 공격만 들어가도 승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사에 위 두 가지 조언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기본기를 쌓는 과정은 시간 걸리고 지루하다. 그래서 생략한다. 그리고 계속 하수에 머문다. 좋은 조언, 비결을 알려주어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자기계발서 내용이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고 말한다. 읽어 봐야 하나도 나아지는 게 없단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 대부분은 자기계발서에서 하란 걸 제대로 실천해 보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 하수들이 계속 새로운 빌드오더만을 찾듯이 우리는 계속 새로운 비결, 방법만 찾는다. 누군가 시크릿을 알려주겠다고 하면 우루루 몰려 간다. 실천하지 않아도 성과를 얻는 시크릿 따윈 없다. 만약 누군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사기다. 사기 치려는 거다.

스타크래프트 만년 초보인 이유에 관해 들으며 반성했다. 프로게이머 실력이 되지 못하는 건 내 잘못이 아니다. 중수가 되지 못하는 건 필히 내 잘못이다. 매사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