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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가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어썸가이 2017. 9. 12. 16:08


나는 왜 스타벅스 카페를 가는가?

전문적인 분석 말고 오로지 날 관찰하여 그 이유를 끄적여본다.

스타벅스에 왔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평일 한낮인데도 사람이 꽉 차있다. 카페에 있는 사람 중 약 50%는 카공족, 카일족이다.

난 이디야와 스타벅스 중에 고민하다가 스타벅스로 왔다. 왜?

카공족, 카일족에게 스타벅스 카페는 마음이 편하다.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규모가 작은 스타벅스 카페라면 눈치가 보일 수 있다. 아무튼 내가 온 스타벅스는 넓은 매장이다. 간혹 카공족, 카일족에 관한 신문기사가 나오면 비난 댓글이 어마어마하다. 뜨끔하다. 카공족, 카일족에 대한 시선이 이러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난 소심한 카일족인 것이다. 카공족, 카일족에게 스타벅스 좌석은 편한 모양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게 해준다. 스타벅스 직원이 눈치를 주지 않고, 영세 개인 카페가 아니라서 나 때문에 망할 것 같지 않다.



카공족, 카일족을 비난하는 댓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지 뭘 카페에서 하느라 폐를 끼치냐는 거다. 네, 백색소음 때문입니다. 공부나 일을 할 때 아주아주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간의 소음이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카페 소리에 가만히 귀를 귀울여 보면 뭔가 시끌시끌한데 내용은 알 수 없다. 의미 없는 소리다. 불쾌하지 않은 소음이다. 이를 백색소음이라 한다. 백색소음은 사람의 집중력을 높인다. 카페에서 공부나 일이 더 잘된다는 사람들은 이것 때문이다.

카공족, 카일족이 선호하는 좌석들은 대부분 벽쪽에 있다. 콘센트와 탁자 높이 때문이다. 매장 중앙에 있는 좌석들은 낮은 탁자와 낮은 의자다. 대화를 나누기에 더 적합하다. 공부나 일을 하다가 고개를 들면 얘기 나누는 사람들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공부나 일을 하다가 잠시 쉴 때 사람 구경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사람, 아기 엄마들, 수다 떠는 아줌마들, 커플 등이 보인다. 빽빽한 도서관 칸막이 풍경이나 조용하고 썰렁한 도서관 복도 풍경이 아니다.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다.​




스타벅스 공간은 사람이 있건 없건 휑한 느낌이 없다. 그렇다고 매우 조잡하거나 산만하지도 않다. 그냥 딱 적당히 차 있는 느낌이다. 색상 때문일까? 벽에 걸린 액자와 그림들 때문일까? 천장에 달린 전등 때문일까?

스타벅스는 자신들이 공간 비즈니스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카페들이 수다 떠는 자리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느낌이라면, 스타벅스는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만약 누군가 혼자서 카페를 간다면 수다 떠는 카페가 아닌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갈거다. 평일 하루 어느 쉬는 날 나 혼자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러 카페를 간다면 스타벅스를 선택할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