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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잠자리를 봤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여름방학에는 잠자리를 잡으러 다니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요즘에는 여름에 잠자리채와 잠자리통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을 만날 수가 없다. 길 가다가 잠자리를 발견하는 일도 없다. 그래서 이번에 본 잠자리가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다. 잠자리가 놀라 날아가지 않게 조심조심 최대한 가까이에서 찍었다. 사진은 실제 보다 더 멀리서 찍은 것처럼 나왔다. 잠자리가 사진 가운데 정말 커다랗게 나오길 바랬는데 너무 작게 나왔다.

잠자리는 잠을 자는 중이었는지 움직임이 둔해 보였다. 개미가 잠자리 곁에 다가가자 화들짝 놀라 잠시 날아올랐다가 바로 옆에 다시 내려앉았다. 조심스럽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구경하던 나도 깜짝 놀랐다.


손으로 잠자리를 잡아볼까 생각했다가 말았다. 괜히 잡아서 잠자리를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문득 이런 내 모습을 깨닫고 나니 신기했다. 어렷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동네 잠자리를 닥치는대로 잡았는데 지금은 잠자리를 괜히 괴롭힐까봐 잡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서 그런가?
여유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된건가?

내 자신이 성장한 것 같아서 스스로 흐뭇했다. 남에게는 이 무슨 자뻑인가 싶을 수 있겠지만, 내 솔직한 심정은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