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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식투자 초보자가 돈을 잃는 과정

어썸가이 2017. 9. 27. 06:00

참 신기하다.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는 그렇게 신중한데 주식투자를 할 때는 그렇지 않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면 네이버에서 검색부터 한다. 물건 가격대를 살펴보는 거다. 단골 쇼핑몰 없다면, 이것저것 여러 할인이 덕지덕지 붙어 가장 싸게 파는 곳에서 구매한다. 무료배송인지 배송비 별도인지도 꼭 확인한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어떨까?

 

 

은행 이자는 너무 적다. 돈 모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한다. 110만원이었던 삼성전자 주식이 지금 260만원이 넘는단다. 약 1년 6개월만에 수익률이 약 150% 수준이다. 진작에 삼성전자 주식을 샀어야 한다며 매우 아까워한다. 아, 진짜 아깝다.

직장 동료가 내게 주식투자를 하냐고 묻는다. A기업이 조만간 연구성과를 발표할 건데 주식이 최소 5배는 뛸거라고 말한다. 특별히 알려주는 거라면서 이 정보로 돈 벌면 한 턱 쏘라나 뭐라나. 그나저나 주식투자를 할줄 모른다. 주식계좌가 없다.

인터넷 중에 우연히 증권사에서 추천한 주식종목을 봤다. 삼성전자는 너무 비싼 것 같고 증권사에서 추천한 종목에 투자를 해볼까 고민된다. 증권사에서 추천한 종목이라서 믿음이 간다.

주식계좌를 만든다. 주식계좌 만드는 건 정말 쉽다. 계좌에 100만원 정도 넣어서 처음으로 주식을 샀다. 오! 매일 주가가 오른다. 2주만에 수익률이 10%다. 10만원을 벌었다. 지난 시간이 너무 후회스럽다. 진작에 주식투자를 했어야 했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2주만에 100만원을 벌었을텐데 너무 아깝다. 100만원만 투자했던 건 정말 멍청했다. 적금을 깨고 주식에 1,000만원 더 투자했다. 오! 2주만에 또 10% 올랐다. 2주만에 100만원을 번 것이다. 기분이 너무 좋다. 어? 오늘은 주가가 2% 하락했다. 괜찮다. 주가는 원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거고 기업가치를 믿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2주 후 수익률이 -2%다. 조금 불안해져서 증권사 리포트를 봤다. 매수 유지란다. 기다리면 올라갈 것 같다. 기다린다. 2주 후 수익률이 -16%다. 160만원 손해다. 기다린다.

주식투자 초보자가 돈을 잃는 과정이다. 주식공부 따위는 하지 않는다. 주변 지인이 말한 대박 종목을 산다. 증권사에서 추천한 종목을 산다. 내가 사면 처음에는 주가가 오르는데(초심자의 행운) 얼마 후에는 떨어진다. 팔기 전까지는 아직 손해가 아니니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내가 투자한 회사는 미래가 창창해 보이니 결국은 오를거다. 주식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봤다. 기업가치, 즉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 말이다. 난 가치투자자고 장기투자자이니 지금 주가가 좀 떨어졌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게 쉬웠다면, 주변에 주식투자로 부자된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야 하지 않을까? 주식투자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으니 멀리 하란 얘기가 아니다. 물건 사는 것 보다 더 쉽게 주식투자를 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어디서 '가치투자'란 말을 주워듣고서 가치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투자에는 위험과 손실이 따른다. 손실이 나지 않을 종목에 투자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투자도 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액을 먼저 정하고 나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제대로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