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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손에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를 봤다. 난 일본 원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예전에 봤었다. 정말 명작이다. 이번 한국 리메이크를 꼭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영화를 한 편 보려고 하다 보니 봤다. 리메이크 한다고 했을 때 사실 별 기대 안했다. 역시...

원작을 워낙 예전에 봐서 세부 장면들과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내내 원작과 자꾸 비교를 하게 되어서 몰입감이 조금 떨어진다. 원작의 이 내용을 이렇게 바꿔서 표현했구나 하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원작 보다 못하다. 원작을 단지 배우와 배경만 바꿔서 그대로 찍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설정과 내용이 바뀌었는데 뭔가 좀 자연스럽지 않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달리기 선수인데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수영 선수다. 남자 주인공이 운동선수라는 점은 그대로 두고 종목을 바꿨다. 남자 주인공은 운동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병으로 인해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능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주는데 수영 보다는 달리기가 이야기 흐름에 더 적합하다. 누군가에게 애타게 뛰어가거나 할 때 원래 달리기 선수라서 누구보다 잘 달리는데 뛰는 걸 버거워해야 극적이지 않은가? 이야기에 맞추어서 설정이 있는건데 이야기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억지로 다르게 만들려고 하다 보니 조화가 깨진 것 같았다.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이 이 영화를 처음 본다면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뭔가 스토리 설명이 부족한 상태로 전개되는 느낌이 들었다.

캐스팅이 아쉽다. 손예진은 분명 예뻤다. 그러나 이 역에 맞진 않았던 것 같다. 25살 역할인데 손예진은 너무 성숙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20대 청순 여배우를 캐스팅 했으면 어땠을까? 원작 여배우는 당시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숙한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잘 아는 배우가 아니라서 그렇게 느꼈던 걸 수도...

판타지가 가미된 장르인데 영상이 너무 현실적이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원작에서는 영상이 뭔가 신비롭고 밝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 리메이크는 그저 생생한 화면이다. 좀 더 샤방샤방하게 만들어도 되지 않았을까?

명작에 비해 뭔가 코믹적인 부분이 여러 있다. 대신 잔잔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가 붕 뜨는 느낌이다. 원작 스토리가 주는 감동, 슬픔이 이번 리메이크에도 있다. 다른 설정과 내용으로 눈물을 자극한다.

영화 ‘클래식’이 떠오른다. 명작이다. 일본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있다면 한국에는 ‘클래식’이 있다 랄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원작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지금 보러 갑니다.